HOME > 커뮤니티 > 봉사단 이야기 > 장기단원 봉사
  [35]우즈베키스탄-풍성했던 우즈베키스탄의 봄 그리고 여름 등록일 2008-09-22 / 조회수4652  

18기 이주희

 

우즈베키스탄도 한국과 같이 사계절이 있다.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아쉬운 봄, 무덥고 건조한 칠야의 여름, 수없이 많은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 그리고 펑펑 눈이 쏟아지는 춥디추운 겨울...나는 그 가운데 우즈벡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계절이라고 하는 봄과 여름을 보냈다.

 

봄과 여름, 우즈벡의 바자르(시장)는 풍성하다. 다양한 과일과 먹거리들, 그리고 활기 넘치는 시장 사람들 때문이다. 타슈켄트 내에는 십여개가 넘는 바자르가 자리잡고 있는데, 각 바자르마다 차별화된 상품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내가 몸담고 있던 재활원 근교에는 꿀륙 바자르가 있다. 재활원에서 365번 마다스를 타고 15분 정도 달리면, 종점에 다다르는데 그 곳이 꿀륙 바자르이다.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바자르로, 매우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종종 한국말과 비슷한 언어들이 들려오기도 한다.) 꿀륙 바자르는 지하도를 사이에 두고, 크게 생활용품 바자르와 먹거리 바자르로 나뉘어져 있는데, 우즈벡 대부분의 시장은 이와 같이 구획이 잘 정돈되어 있는 편이다. 단,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또한, 꿀륙 바자르는 타슈켄트 외곽의 교통 중심지이기도 하다. 우즈벡의 여러 지역을 왕래하는 수 천 대가 넘는 택시와 버스들이 즐비해 있고, 카자흐스탄과 키르키즈스탄으로 가는 국제 교통편도 있다. 나는 5월 초, 이곳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키르키즈스탄과의 국경 지대인 오쉬에 가 보았다. 우즈벡에서 키르키즈로 가기 위해서는 험준한 천진산맥을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버스가 아닌, 택시를 타야했다. 붉은 양귀비가 만개해 있는 스르다리아 강변을 지나, 널따랗게 펼쳐진 목화밭을 지나, 사람들이 떠나 텅 빈 아파트들만 남아있는 알마타를 지나 오쉬까지 가는 길은 그 자체로 풍요로운 여행이었다.

 

‘흥정의 나라’, 우즈베키스탄의 또 다른 단면을 잘 드러내주는 표현이다. 우즈벡에서는 정찰제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 물건을 팔려는 사람과 사고자 하는 사람은 ‘흥정’을 해서 자신의 이익을 최대로 만들어낸다. 그래서 사는 사람에게는 보통 처음 부른 가격의 절반 이상을 깎아야 남는 장사다. 양기아밧 바자르는 우즈벡과 구소련 시대의 골동품을 파는 시장이기 때문에 ‘흥정’은 더더욱 중요하다. 특히, 도자기로 만들어진 러시아 인형과 크리스탈 제품이 유명한데, 가격은 꽤 비싼 편이다.

 

양기아밧 바자르에서 13번 버스를 타면, 철수 바자르로 갈 수 있다. 이곳은 우즈벡의 관광 상품들이 많은 곳이다. 나무토막에 헝겊을 끼워 빙빙 돌려 부치는 전통 부채, 전통 옷과 신발들, 그리고 고급 실크 제품과 양탄자들이 있다. 우즈벡의 난방 시설은 바닥이 아닌 벽면에 있기 때문에,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양탄자가 필수품이다. 양탄자는 우리가 보기에 디자인이 세련되지는 않지만, 그 옛날 실크로드의 중심지답게 그 품질 하나만은 최고라고 한다. 이 외에도 도매시장으로 온갖 물품이 유통되는 이빠드롬 바자르, 우리나라의 LG와 삼성, 일본의 후지쯔와 소니 등의 전자제품 회사들이 모여 있는 나보이 전자상가도 있다.

 

그리고 타슈켄트 내에서 가장 품질 좋은 과일과 견과류가 있는 알라이스키 바자르도 있다. 특히, 봄과 여름은 알라이스키 바자르가 가장 분주할 때다. 5월의 체리를 시작으로 살구, 수박, 드냐(우리나라 참외와 비슷한 과일로, 크기는 수박과 비슷함) 복숭아, 자두, 티슈미슈(씨 없는 포도) 등 수많은 과일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우즈벡의 과일 맛은 그 곳에서의 시간들만큼이나 달콤했던 것 같다.

 

코피온 18기 이주희

[36]우즈베키스탄-실크로드의 중심지에 서다.(일간스포츠 게재)
[34]우즈베키스탄-아살로므 말레이꿈! 우즈베키스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