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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네팔-네팔에서의 고민의 나날들 등록일 2008-09-22 / 조회수4089  

16기 박수영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인 우리나라에서 한글을 못 읽고, 덧셈 뺄셈을 못하는 어린이들은 몇이나 될까. 여기 네팔 카트만두에서, 우리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만 해도 1/3가량이 나보다도 네팔말 읽기에 익숙하지 못하다. 한 나라의 수도의 사정이 이런데, 지방은 오죽할까. 그런데 경제적 사정으로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여건이 되면서도 배우지 ‘않는’아이들도 있었다. 학교를 가지 않는 아이들을 데려다가 이 도서관에서 공부를 시키지만, 예체능 활동은 좋아하나 기초 수학이나 영어, 네팔말과 같은 것은 배우기 싫어했다. 익숙해진 생활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활동 중 나에게는 이 ‘공부하지 않으려는 아이들’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공부방이 문을 열고 3달 정도 지나서 약 1달 기간의 네팔 최대 명절이 있었다. 이 기나긴 명절 동안 쉬고 온 어느 반의 아이들이 더 이상 수업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겨우 네팔말을 읽기 시작하고, 덧셈 뺄셈을 하기 시작한 아이들인데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가르쳐온 아이들이 수업을 안 듣는 다는 게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정말 걱정되기 시작했다. ‘네팔도 빠르게 변할 텐데, 자기네 말도 못 읽으면 어떡하지.’하면서 말이다. 그러던 고민으로 아이들을 설득도 해보지만, “공부하지 않으면 나중에 뭐 될껀데?” 물으면, “결혼할꺼에요.”하는 아이들의 말에 나까지 자신이 없어진다. 정말 꼭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인지, 여태 글 모르고도 잘 살아 온 것 같은데 왜 해야 하는 것인지. 이에 대해서는 나는 아직도 고민중이다.

 

어떤 공부를 해야 하고, 왜 해야 하고, 꿈이라는 것이 대체 뭔지, 어쩌면 이곳 네팔에 오기 전에 했어야 할 고민을 처음부터 다시 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고민의 끝이고 뭐고, 일단은 다시 공부하라고 잡으러 가게 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말하지 못하겠지만, 아래 인터뷰 내용이 조금 대답이 될까? 아래 내용은 어머니대상 네팔리 수업을 듣는 한 학생의 인터뷰 내용의 일부를 번역한 것이다.

 

어머니(학생): 여기 오기 전에는 네팔어 알파벳 한글자도 몰랐어요. 하지만 지금은 천천히 네팔말을 읽고 쓸 수 있습니다.

 

질문: 글을 읽을 수 없었던 예전과 비교해서 무엇이 달라졌습니까?

 

어머니(학생): 많은 차이가 있어요. 나는 어디를 가는 버스인지 이제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 아들이 무슨 숙제를 하는지 확인할 수 있고요. 이 장소의 이름을 알 수 있고, 이제 전화도 할 수 있습니다.

 

달라진 생활에 대한 어머니 학생의 담담한 말에는 뭔가가 있다. 아직 확실히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이 무엇 때문에, 테쿠 도서관에서는 또, 공부하지 않으려는 학생들을 꼬시고, 닦달하고, 고민한다. 잘은 모르지만, 그것이 아이와 선생님을, 그리고 나와 너를 따뜻하게 연결시켜 주는 튼튼한 끈이 되는 것 같다.

 

코피온16기 박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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