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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네팔-두근두근 네팔이야기 '마을 도서관이 문을 엽니다.' 등록일 2008-09-22 / 조회수2951  

16기 박수영

“마~차, 마~차” 얼핏, 한국의 “찹쌀~떡, 메밀~묵”하는듯한 마차(생선)장수 아저씨의 소리다. 중국과 인도 사이, 바다 없는 네팔의 대체 어디에서 생선이 오는지는 모르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나를 깨워주는구나 생각하며, 달달한 찌야(네팔 밀크티) 한잔으로 잠을 깨우고, 지나가는 뚝뚝이(네팔의 대중교통수단)의 덜거덕거리는 소리는 이제는 어색할 것도 없다.

 

코피온센터 봉사단원으로 이곳 네팔에 온지도 어느덧 3개월, 오늘은 드디어 테쿠 마을의 도서관이 문을 연다. 카트만두, 테쿠는 ‘네와리’라는 부족(네팔에는 다양한 부족들이 있다)과 일자리를 찾아 이주해온 인도이주민들이 살고 있는 동네이다. 이곳의 네와리 부족은 교육의식이 낮아 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지 않고 있다. 또한 인도 이주민들은 쓰레기를 줍고 분류하는 일을 하는데, 경제적 문제로, 아이들과 함께 가족단위로 일을 하기 때문에 제대로 기초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으로 이곳 테쿠 지역에 문맹률 퇴치를 위한 도서관(Korea-Nepal Welfare Center)이 들어서는 것이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아직 복지센터가 문을 열기 전이었다. 장소가 정해진 것 외에는, 장판도 깔려있지 않았고, 벽 칠도 덜 된, 그저 어느 허름한 네팔 동네의 빈 건물 일 뿐이었다. 때문에 간사님들 그리고 나의 짝꿍, 꼬필라(박계현 단원) 언니를 도와 장판도 깔고, 책장도 맞추고, 벽화도 그려가며 도서관을 갖춰나가야 했다. 뭔가 그럴 듯한 일을 할 것이라는 괜한 꿈에 부풀어 네팔에 왔던, 이 멋모르는 봉사단원께서는, 구입된 책에 라벨링 스티커를 붙이고, 벽에 페인트 칠 벅벅 해대며 얼마나 투덜투덜댔는지 모르겠다. 물론 지나고 나서 실제로 책이 읽히고, 공부방이 운영되는 모습을 보면서는 그때의 그 작업들이 정말로 중요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말이다. 기본적인 도서관의 형태는 갖춰졌지만, 또 고민은 시작이었다. 과연 이 공간이 배우려는 아이들과 어머니, 지역주민들로 채워질 수 있을까. 그렇게 함께 회의를 하고, 처음 홍보를 나간 날이 기억난다.

 

처음 보는 외국인무리에 갸웃갸웃하는 아이들, 그리고 지역주민들에게 서툰 네팔말로 도서관을 소개하고, 호감 유발을 기대하며 미소를 날린다. 관심을 끌려고 가지고 간 색 풍선은 제대로 그 실력을 발휘하여, 무섭게 몰려드는 아이들에게 긴장하여 뒷걸음질 치면서도 도서관 여는 날을 소리쳤다. 그제야 정말로 도서관이 문을 연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그 동안 내게는 이 도서관이 ‘건물’이라는 것 말고는 무엇인지 헷갈리곤 했었는데, 그때서야 그 ‘건물’에 시끄러운 이곳 동네 꼬마들로 채워질 모습에 새삼 긴장했었다. 그렇게, 하늘에서는 종종 쥐가 떨어지고 여기저기에는 작은 동물들의 시체가 눈에 띄는 이 테쿠마을이 점점 편안해지고, 외국인을 수상하게 쳐다보던 아이들의 눈길도 친근해져 갔다. 그리고 드디어 도서관이 문을 여는 것이다. 혹시 실수하지는 않을까, 너무 많은 사람들로 혼란스럽지는 않을까, 준비한 희망나무 행사는 잘 될까, 음식들은 입에 맞을까, 이런저런 걱정에 한참을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미루어 짐작해, 꽤나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방문 할 것 같다. 도서관에서의 좋은 첫 만남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부디 이제부터는, 준비한 우리들이 아닌, 이곳 테쿠의 주민들, 그리고 아이들의 도서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코피온 16기 박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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