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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인도-비오는날 우산쓰고 시험... 수업환경열악 등록일 2008-07-14 / 조회수2843  

15기 최혜희

 

Hello, Madam! 걸스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이 나에게 건넨 첫마디였다. 영국의 영향을 받은 탓에 학생들은 여자선생님에겐 Madam, 남자선생님에겐 Sir이란 호칭을 사용한다. Madam이란 호칭이 권위적이라 어색했기에 학생들에게 디디(여자 손윗사람에게 붙이는 호칭)라고 불러달라고 부탁했지만, 봉사활동이 끝나는 날까지 ‘따니아(나의 인도이름) Madam'으로 불리어졌다.

 

걸스 아카데미에서 처음 한 일은 시험감독. 인도에 와서 첫 봉사활동 업무이기도 했고, 시험감독에 대한 환상으로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나의 부푼 기대는 첫날 깨져버렸다. 여느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손에 적어온 학생, 친구들과 상의를 하며 푸는 학생, 심지어 선생님께 답을 물어보는 학생까지도 있었다. 시험감독을 위해 춥 꼬로!(조용히 해), 쇼자 보쇼!(똑바로 앉아)라는 현지어를 연신 외쳐댔지만 그때뿐이었다.

 

시험 환경은 정말 열악했다. 지우개로 조심스럽게 지우지 않으면 금방 찢어질 것 같은 종이에 스탬플이 아닌 실로 묶어 철을 하였고, 지우개와 자가 없어서 서로 빌려가면서 시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교실엔 창문이 없어서 비가 오는 날이면 들이치는 비 때문에 책상에 우산을 받쳐놓고 시험을 보기도 했다.

 

걸스아카데미에서 5~10분 정도 걸어가면 있는 청각장애인학교. 이 곳에서 처음 나를 맞이한건 아이들의 손짓이었다. 학생들마다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지만, 상대방의 손동작과 입 모양을 통해 의사소통이 주로 이루어졌다.

 

나는 이 학교의 커리큘럼에는 없는 미술과 체육교육을 진행하였는데 교실에 들어서면 아이들은 오늘은 무슨 수업을 할지 항상 기대에 찬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업을 하면서 안타까웠던 건 어떤 수업을 할 때마다 자신들의 의사표현에 자신이 없고 행여나 잘못했다고 꾸중을 들을 까봐 나의 눈치를 보며 하나하나 물어보는 것이었다. 이 아이들이 집에서, 학교에서 어떤 식으로 생활하고 있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별 일도 아닌 일에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때리려는 행동을 취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것 때문에 아이들이 나를 보면 좋아하고 손을 잡으려고 하면서도 수업을 하면 소극적으로 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종종 이 두 학교 학생들에게 나는 무엇을 하고 왔는지 생각하곤 한다. 대학생의 신분으로 가서 내가 이들에게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과연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나의 수업이었는지, 이보다는 생계유지를 위한 교육이 필요한 게 아닌지, 아니면 차라리 후원을 하여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등 실질적이고 물질적인 도움이 더 필요했던 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아이들의 웃음만으로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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