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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아르헨티나 -선교사와의 감동 어린 첫 예배..가슴후련 등록일 2008-07-14 / 조회수2510  

17기 장가혜

 

낯섦과 새로움으로 시작한 스물두 번째 9월이 채 지나가기도 전에 찾아온 슬럼프. 합숙교육 때 슬럼프에 대해서는 몇 번이나 들었지만, 나에게. 그것도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미처 몰랐었다.

 

뽀소아술로 들어 간지 나흘 후, 선교사님은 예정대로 한국에 가셨다. 아르헨티나의 외진 마을에 한국인이라고는 나와 같이 파견된 언니만 남게 된 것이다. 철저하게 인수인계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뽀소아술이 자리 잡고 있는 미시오네스 주(州)는 열대성 기후인 탓에 비가 자주 내린다. 워낙 시골이라서 비가 많이 오거나 바람이 불면 정전이 되는데, 하필 선교사님께서 계시지 않을 때 정전이 된 것이다. 계속되는 비에 기온은 많이 떨어지고, 하루 정도면 들어올 것 같던 전기는 한 달이 다 지나도록 들어오지 않았다. 게다가 교회 차까지 고장이 나버려 그나마 할 수 있었던 일들도 많은 제약을 받게 되었다. 냉기마저 도는 방 안에서 쏟아지는 빗소리를 듣고 있자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거지? 잘한 결정이었을까? 너무 춥다. 이게 전부 꿈이었으면 좋겠어’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으니, 부끄럽지만 주변 일에 시큰둥할 수밖에 없었다.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벤하민이 다정하게 말을 걸어도 어색하게 대꾸하고, 넘치는 의욕으로 준비했던 것들이 아이들 수준에 맞지 않아 계획을 다시 세워야 했을 때에도. 그리고 그 외에 사소한 일들에서도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원만하게 지내다가도 갑자기 동요해버리는 순간을 맞기도 하면서 시간을 그렇게 흘러갔고, 약 2개월 만에 선교사님께서 돌아오셨다.

 

그리고 11월에 선교사님과 함께 드렸던 그 첫 예배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 동안 꽉 막혀 있던 것들이 한꺼번에 터진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선교사님께서 돌아오신 덕분에 제법 많이 모인 사람들과, 그리고 앞에서 찬양을 하는 찬양팀을 보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거짓말처럼 지난 시간동안 내가 잘 해 주지 못했던 일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미안함 마음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이 날을 계기로 그 동안 초심에서 멀어진 내 모습과 말을 듣지 않아서 미워했던 프란시스코를 다시 보게 되었고, 욕심이 과한 탓에 기대치가 너무 높았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땀과 눈물과 콧물로 범벅된 내 얼굴이 부끄러웠지만, 귀한 것을 얻었던 날이다. 욕심을 버릴 수 있었고, 이제껏 마음을 제대로 나눠주지 못했던 그들에게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떠나기 전까지 마음이 동요하려고 할 때마다 나를 붙잡아 주었던. 말과 글로는 차마 설명할 수 없는 그 귀한 것을 11월 25일에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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